아시아 칵테일에서 발효가 유행하면서 새로운 조합의 신선한 칵테일이 탄생하고 있다.
우리는 네 명의 잘 나가는 바텐더들에게 폭발하지 않고, 식초가 되거나 심지어 야채수프가 되는 일 없이 발효에 성공하는 비법을 물었다.
글: Holly Graham
1준비한다 그리고 실패에 대비한다
“저는 사전 조사를 하라고 강력히 권합니다.” 쿠알라룸푸르 Kenshin 공동 설립자 Osmund Bernard는 말한다. “Sandor Ellix Katz의 <발효의 기술(The Art of Fermentation)>을 한번 읽어 보세요.” 하지만 발효 과정은 통제가 어렵다. 싱가포르에 새롭게 오픈한 Origin 바 매니저Adam Bursik는 발효는 실수를 통해 배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 마세요. 그리고 한 레시피만 붙들고 있지 말고 여러 레시피로 계속 시도해 보세요. 발효 전 과정에 걸쳐 맛을 본 경험을 기초로 계속 조절하고 적용해 보세요.”
2간단한 것부터 시작한다
홍콩 Potato Head 바 운영 매니저인Tom Egerton은 이렇게 말한다. “발효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맥아즙을 먼저 저온살균을 한 다음 본인이 만든 효모를 넣는 것입니다.” 효모가 열과 설탕, 시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백만 가지의 변형에 대해 배울 때는 간단한 방법으로 하는 게 중요해요.” 걷기도 전에 뛰어봐야 소용없다는 말이다. “한 양조업자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어요. 장장 12시간에 걸쳐 손으로 일일이 사과를 잘라 으깨고, 저온 살균을 한 다음 분량의 설탕과 효모를 넣어 발효될 때까지 기다리고, 중력으로 퇴적물을 분리하여 병에 담아 완성품을 만들었는데, 그 양조업자의 실험적인 음료를 시음했던 사람들은 그냥 가게에서 산, 혼탁 사과 주스에 그의 효모 반 스푼 넣은 것을 더 좋아했다는 거예요.” Egerton은 강조한다. “발효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 직접 시도해 보고 실패하면서 그 효과를 이해하는 수밖에는 없어요.”
3용기를 잘 골라야 한다
홍콩의 Coa 오너인 Jay Khan은 발효 용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발효 용기는 유리병으로 고르세요. 유리병이 필수는 아니고 다른 용기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닦기도 편하고 발효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어서 저는 유리병을 좋아합니다. 나중에 손님이 보는 전시용으로 쓰고 싶다면 미학적으로도 낫고요. 그렇지만 금속 용기에서 발효시키지는 마세요. 특히 산성 발효인 경우 부식된 금속 파편이 음료에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4용기가 깨끗한지 확인한다
용기는 아주 깨끗하게 씻고 제대로 멸균(뜨거운 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싸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해야 한다. Adam Bursik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한번은 멸균이 안 된, 뿌리채소를 담았던 용기에 급하게 발효할 파인애플을 넣었어요. 그랬더니 결국 파인애플 맛 나는 야채수프 비슷한 것이 되었답니다.” Jay Khan은 용기뿐 아니라 다른 장비도 똑같이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는 다른 재료를 발효시키는 데 썼던 수저는 다시 안 쓰려고 해요. 재료를 오염시킬 수 있거든요.”
5재료를 현명하게 고른다
Jay Khan은 껍질째 먹는 과일을 사용하는 편이다. “과일 껍질을 이용하면, 효모를 추가로 넣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 대부분이 발효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종류는 무한합니다. 최근에는 쌀맥주로 실험을 많이 하고 있어요. 쌀은 그 자체로는 발효가 안 되기 때문에 녹말을 당분으로 바꿔주는 효소를 첨가해야 하죠. ” Adam Bursik은 계절도 염두에 두라고 말한다. “계절이 바뀌면 과일에 함유된 당분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과일을 사용하더라도 발효 결과물의 맛이 달라집니다. 바나나는 발효를 시작하기 전에 자연적으로 숙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간단하고요, 진저비어는 발효할 때 설탕, 레몬, 효모를 첨가해야 하므로 만들기가 더 쉽고, 그래서 맛을 관리하기도 쉬워요. “
하지만 모든 발효가 그렇게 쉽게 되는 건 아니다. Osmund Bernard는 대부분의 열대 과일, 즉 잭푸르트, 파인애플, 코코넛, 바나나, 야자수, 카사바와 쌀(찹쌀이 제일 좋음)을 재료로 추천하지만, 두리안은 “분명한 이유(냄새)!”로 쓰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럼 허브와 향신료는 어떨까? 그는 “이 재료들은 맛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조금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고 답한다. Tom Egerton은 자신의 바 이름 Potato Head에 잘 어울리는 고구마와 타로를 발효에 많이 이용한다. 설탕과 전분이 발효를 쉽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6발효를 더 잘되게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Tom Egerton은 효모의 먹이로 설탕을 첨가해야 할 때, 단당류와 다당류 설탕을 섞어 사전 발효를 하라고 권한다. “효모는 꿀과 아가베와 같은 다당류 변환을 더 힘들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종류의 설탕만 사용하면 효모가 그 설탕을 다 먹어 버리고 발효가 완료되었을 때 너무 시큼한 맛이 날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순수한 정제 설탕과 꿀, 아가베, 케인 슈가(비정제 설탕)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7발효 용기를 잘 관찰한다
발효는 많은 변수가 있으며 휘발성이 있는 과정이다. 그래서 재료가 쉽게 녹아 버리거나 잘못 돼서 폭발하는 수가 있다. Jay Khan은 곰팡이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한다. “곰팡이가 생겼다고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곰팡이는 산소 때문에 생기는데, 과일을 발효할 때 액체에 완전히 잠기지 않고 표면이 노출되면 거기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곰팡이가 흰색이라면 그 부분만 떠내서 버리고 계속 발효를 진행하면 됩니다.” 그는 또한 휘발성이 있으므로 밀봉된 병이나 항아리를 너무 오래 두지 말라고 경고한다. “ 압력이 내부에 축적되면 항아리나 병이 폭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막거나 늦추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발효가 진행되는 것을 멈추도록 저온 살균하는 방법과, 또는 우리가 하는 것처럼 효모가 살아있는 생주류로 서빙하고 싶다면, 레시피에 맞게 발효를 끝냈다는 생각이 들면 냉장고에 넣는 방법입니다.”
8맛본다, 그리고 또 맛본다
발효 과정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는 것은 계속해서 맛보는 것을 의미한다. 맛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발효를 중단한다. Tom Egerton은 “황화물(설파이드), 냉각 또는 (끓음으로써 섭씨 70도까지 올리며) 저온 살균을 이용해 발효를 멈추세요. 효모는 살아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발효를 중단하지 않으면 매일 다른 맛이 납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발효에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Osmund Bernard은 이렇게 조언한다. “지나친 발효는 효모를 죽이고, 발효 물질이 시큼해져 식초가 됩니다. 항상 직사광선을 피하고 섭씨 20~30도 사이의 실내 온도에 보관하세요. 너무 추우면 발효가 느려지고 너무 따뜻하면 발효를 망치게 됩니다.”
9밀봉할 것이냐 말 것이냐?
Jay Khan은 효모를 이용해 발효할 때는 밀봉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 효모는 무산소 환경에서도 번성하기 때문에 꼭 산소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산소가 필요한 레시피로 발효한다면 용기를 열어 둔 채 방치하지 마세요. 해충이 날아들거나 이물질이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용기는 꼭 천으로 덮어 두세요.”라고 조언한다.
10조바심이 난다면? 속도를 높인다
Jay Khan은 일부 레시피에서는 발효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저는 발효할 재료를 병에 담은 후 약 30도로 정확하게 온도가 조절되는 수조에 넣어 2차 발효를 빨리 진행하는 방법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하면 몇 시간 만에 충분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이 방법은 Jay가 경험한 것처럼 잘못될 수도 있다. “제일 처음 쌀맥주를 만들 때 빨리 진행하기 위해 모든 병을 수비드 배스(sous-vide bath)에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결국 매우 시어진 결과물이 나왔어요. 이후 저는 젖산 박테리아는 더 따뜻한 온도를 좋아하고 따뜻한 온도에서는 더 빨리 자라 젖산을 더 많이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1한 가지 발효를 마스터했다면, 계속 그 방식으로 한다
Tom Egerton은 발효가 만족스럽게 되었다면 그것을 버번 위스키 제조에 쓰는 사워 매시(sour mash)처럼 생각하고, 일관된 맛을 위해 다음에도 그대로 적용하라고 말한다. “새로운 분량을 만들 때 이전에 썼던 양(약 6kg의 마른 재료에 매시 100g)과 똑같이 해서 비슷한 효모가 들어가게 하세요.”
이렇게 한다면 발효를 시도해 볼 준비는 다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Jay Khan의 마지막 조언을 들어보자. “희망을 잃지 마세요, 발효가 잘 안 됐다면 뭐가 문제인지 이유를 잘 분석하고 계속 시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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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d by Jay 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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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cca by Adam Bur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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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o Fizz by Tom Ege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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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ing Dictionary by Osmund Bernard